근대 한국의 고전: 20세기 전반기 문학의 비평적 재검토 (4강)



고전이라는 것은 유동적으로 시대의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근대 고전은 아직 합의에 이르기엔 부족한 작품들도 많고 비평도 부족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이견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무정은 인물들의 성격이나 삶이 부자연스럽고 사건의 개연성도 떨어진다. 작가가 내세우는 새로운 사상이라는 것도 깊이가 없으며 지금의 관점에서는 생명력과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오늘의 독자들이 무엇에 공감하며 무엇을 사유하고 무엇과 실존적 대화를 나누게 될지 의문이다. 무정과 같은 작품을 일반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이 강제로 읽게 한다면 고전 교육의 역효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고전 읽기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전이 되는 좋은 책은 인간과 삶에 대한 깊고 정직한 이해를 보여주여야 한다. 좋은 문학 작품들은 인간의 모순됨과 허약함 그리고 욕망의 파국적 힘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그리고 삶의 우여곡절에 작용하는 힘이 도덕이나 가치 또는 합리성에 의해 제어되는 부분이 의외로 작다는 것도 잘 보여준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삶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태도에 대해서 그리고 그 속에서 꽃피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게 해준다.


불교 경전들은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불교 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멋진 비유법을 매우 풍부하게 구사해온 오랜 전통이 있다. 한용운 시인의 풍부한 비유법은 타고르의 시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설보다는 오랜 불교 경전 공부를 통해서 이러한 비유법에 익숙해졌다고 본다.


염상섭의 장편 삼대와 만세전은 볼 만 하다.


소감

근대 고전을 대학에서 선정하는 도서를 위주로 선별해보았지만 마음에 드시지는 않는다고 하신다. 근대작품을 정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셨는데 교수님의 소신이 적극개입되지 않다보니 아쉽기도 했다. 그런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식이 짙으신 분들의 결정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무정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어떤 친구가 사관을 곁들여서 비판하는 것에 반박했었는데 교수님께선 그 내용조차 의미가 없다니 좀 안타깝다... 대체 얼마나 재미없는 책이길래...알고나서 비판하고싶기에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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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선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만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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