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금융제도와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금융제도 적응 (780회)


북한의 금융제도

계좌를 '현금돈자리'라고 부름. 기업간 거래는 무현금유통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중개하는 것은 북한의 중앙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은 있으나 시중은행이 있지는 않다. 국영상점 이용이나 은행예치를 잘 하지 않아서 현금 누수가 발생하고 이는 북한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 사진 자료 차후에 추가)


2009년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화폐개혁을 했다. 당시 세대당 10만원 한도로 했는데 기간은 일주일을 주었다. 사람들이 북한의 은행시스템이 불편해서 다들 집 안에 재산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런 무자비한 화페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사람들의 재산이 모두 휴지조각이 되었다. 당시 사회혼란도 많이 있었다고 함. 화폐를 불태우면서 항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화폐개혁 이후 사람들이 북한의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달러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이전에도 달러화를 벌어오라는 국가의 지시가 있었지만) 강해졌다.


북한의 예금이자는 보통 월 10% 이상이다. 연이율도 아닌 월이율이 10%인데 사람들은 예금을 잘 하지 않는다. 꺼낼 때 마다 어떤 목적으로 출금을 하는지 당에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집에 보관했던 것이다.


남한 금융제도에 대한 적응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벗어나서 동독과 서독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본다. 당시 독일의 통일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해서 아직도 독일이 힘들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한다. 주로 이들은 통일반대 혹은 점진적 통일을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회적 비용중 상당 비중을 사회복지 비용이 차지했다. SOC이 비용은 그리 크지 않았다. 통일 이후 동독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는 것을 어려워 했고 여러모로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북한 사람들도 직업을 구하는 것을 어려워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사람들은 대개 농사를 하거나 군대복무를 하면서 살았다. 그리고 직업을 당에서 정해주었기 때문에 구직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직업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또한 금융지식도 부족하다. 금융지식은 남한 사회에 정착할 때 아주 중요한 기초지식이다. 북한 사람들이 일원적 은행제도하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1금융, 2금융권에 대한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지식도 OECD 국가들과 비교한다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탈북민 보다는 월등히 높다. (2015년 금융이해력 조사 참고) 신용관리 추이를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연체건수와 채무불이행 건수의 추이가 남한 주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체건수는 6년후의 데이터는 남한과 북한이 차이가 거의 없지만 그 이전까지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채무불이행은 기간과 상관없이 계속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준다.

   또 다른 특징은 고신용임에도 불구하고 남한 주민에 비해 북한이탈주민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액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북한의 높은 월이자를 경험하고 왔기 때문에 남한의 저금리는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risk taking을 하는 것인데 본인들은 북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위험하지 않다고 착각한다. 

   희소식은 남한사람들보다 북한이탈주민이 연체 건수가 줄어드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연체를 빨리 상환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는데 안타깝게도 채무불이행에 대해서는 증가한다. 아예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금융포용성 확대를 위해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금융교육 등 지원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하나센터) 등에서 개인별 금융 상담을 강화하고, 정부의 사회취약계층 금융지원정책 마련시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ex. 미래행복통장: 금융지식 습득+자산형성 (최대 4년간 50만원 이하로 저축한 만큼 지원금을 지급해줌)]

북한이탈주민 금융적응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연구진행이 필요하다.

다양한 데이터의 결합이 필요한데 이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다.

(발표를 해주신 인천대 교수님께서는 국가적 규모의 연구가 시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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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선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만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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