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고전: 한 시험적 조망 (2강)




고전, Classic

이는 BC 2세기 겔리우스라는 사람이 썼다. 로마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Classici 라고 부르는데 형용사형인 Classicus를 쓰면서 최고 계급의 작가라고 일컫을 때 처음 쓰였다. 하지만 당시 최고 계급의 작가란 재산이 많은 작가를 의미한다. 


그리스의 작품이 Classic의 시작이다. 베르길리우스와 키케로와 함께 로마의 Classic이 등장하였다. 한 동안은 중세시대에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보다 뛰어나다고 인정받았고, 보에티우스라는 별로 신통치 않은 철학자가 플라톤과 맞먹는 존재로 부각이 되었다. 워낙 로마 때 그리스보다 뛰어나다는 자의식을 높이고 싶어했고, 로마인들이 자신들에게 친숙한 사람들을 높이 평가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근자에 와서는 이런 부분들은 교정되었다.


18세기 말 까지만 해도 유럽은 라틴 문명이다 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의식을 갖지 않고 라틴 문학을 숭배하여 라틴어도 많이 가르쳤다. 그리스어보다는 종교의 영향으로 라틴어가 더 숭상이 되었는데 19세기에 오면서 그것이 깨어지고 아테나이(=고대 그리스)의 문학이 더 숭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도 베르길리우스냐 호메로스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양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다.


번역된 고전을 읽어도 좋지만, 놓치게 되는 것들

공상당선언에서 언급되는 idiot에 해당하는 독일어가 나온다. 이는 백치를 의미하긴 하는데 정확한 정의는 '공동체 의식 없이 자기 사사로운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 혹은 '사사로운 일에만 전념하는 사람' 을 의미한다. 단순히 촌 사람들이 무지해서 부르주아들이 그들을 해방시켰다고 마르크스가 주장한 것이 아니다. 농촌 사람들이 갖고 있던 좁은 시야에서 해방시켜주었다는 주장을 하고싶었을 것이다. 이는 공산당선언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놓치게 된 것이다.


『안티고네』에서 그리스어의 ta deina를 '무섭다' 라고 천병희 번역가가 번역하였다. 그런데 영미권에선 경이롭다로 번역했다. 하이데거는 strange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처럼 언어에 대한 번역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며 원전의 실제 의미와 멀어질 가능성도 발생한다.


고대 그리스(아테나이)에 대한 이색적인 것

1. 고대 그리스는 우리 생각보다 광활했다. (현재의 그리스보다 훨씬 넓었음)

2. 아테나이의 직접민주정치는 19세기 정치철학자들에 의해 과장된 것이지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았다. (굉장히 중우정치 혹은 정치세력의 음모가 난무했다.)

3. 폴리스는 도시국가로 번역되는데 당시는 농촌사회였다. town의 의미로 소도시 정도로 생각하면 적절함.

4. 폴리스는 약 200여개 였으며 우리나라의 충청북도 정도의 크기로 아주 작았다.

5. 플라톤은 폴리스 하나에 약 5,000여 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6. 당시 예술, 문화게는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ex. 에우리피데스와 같은 진보주의자는 인정받기 힘들었음)


에우리피데스가 메데이아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만물 가운데서

우리 여자들이 가장 비참합니다

터무니없이 비싼 값으로 남편을 사야 하고

이어 몸을 바쳐 임자로 모셔야 하지요. 이것이 더 큰 재앙입니다.

그러니까 만사가 좋은 남자를 만나느냐, 몹쓸 남자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지요.

여자에게 이혼이 점잖지 못하고

남편을 물리칠 수도 없으니까요.

미지의 생활 습관 속으로 뛰어 들어와 여자는 남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정말 아득합니다.

남자의 경우엔 집사람이 싫증이 나면

밖에 나가서 위안거리를 찾을 수도 있지요.

우리 지어미들은 그저 한 사람만을 쳐다보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집 안에서 위험 부담 없이 살고 있으나

남자들은 일전에 가야 한다고 남자들은 말합니다.

무슨 씨도 안 먹는 소리! 애기  하나 낳기보다는

삼세번 싸움터에 나가는 걸 난 택하겠어요.


20세기 중엽의 한국여자가 하는 얘기와 유사하다.

이 작품이 상연된 시기가 BC431년이다.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난 해였다. 당시 아테나이 사회도 남존여비 사회였다. 아테나가 스파르타에게 왜 민주정치를 하지 않냐고 하니까. 스파르타 사람들은 너희는 집에서도 민주정치를 하지 않으면서 무슨 큰소리냐! 라고 했다더라. 스파르타는 기본적으로 남녀평등사회였다.


아테네의 비극 작품엔 법률용어가 많이 등장한다고 베르닝이라는 프랑스 고전학자가 말했다. 확정된 법률이 당시 사회엔 없었다. 아테나이의 법정이 완전한 인민법정이었기 때문에 배심원들도 아마추어였다. 폴리스의 근본성격은 아마추어를 위한, 아마추어에 의한, 아마추어의 사회이다. 모든면에서 그렇다. 비극 작품을 상연함으로써 법률 훈련을 시키고 정당하게 사물을 판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수단이 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를 보는데 보조금을 지원해서 독려하기도 하고, 유명한 작품은 돈을 받기도 했다.


소감

서양철학은 플라톤을 모방하고 모방한 것일 뿐이다 라고 화이트 헤드라는 사람이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서양문화를 알기 위해서 고대 그리스의 고전은 필수과제이다. 20대의 대학생이면서 아직까지도 고대그리스의 작품을 한 권 조차 읽지 못했다는 점을 매우 반성하며 4월에는 꼭 한 권을 잡고 읽어볼 것이다. 그리고 아테나이의 여성을 생각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현주소. 스파르탄의 아테나 사람에 대한 비판을 곱씹어보며 부채의식을 또 한번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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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선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만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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