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_장 지글러

반응형


이 책은?

UN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근무한 장 지글러가 아이와 대담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쓴 책이다. 기아에 대한 상황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소말리아에는 서로 적대적인 군벌(강대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정치적 특권을 장악한 군인집단)들이 대립해서 대포와 칼리슈니코프 소총, 칼을 들이대고 싸우고 있어. 모두가 자신들의 군벌 대장에게 복종하고 있지. 각 군벌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이 권력과 부와 가축을 독점하는 것이야.

p29

 

굶주림에 시달린 몸은 몹시 쇠약해져 있어서, 구호 센터에 모습을 드러낼 즈음에는 신진대사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단다. 그래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소화기관이 너무 약해져 있는 경우에는 정맥에 영양주사를 놓아야 한단다. 그런 다음 경험 많은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기력을 차츰차츰 회복시켜야 하지. 기본적인 신체기능을 서서히 다시 작동시켜야 하거든. 이 모든 일은 정확한 진단과 신중한 처방에 따라야 하고, 보통 3~4주가 걸린단다. 의료진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위험할 수 있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에게는 대개 분유를 물에 타서 먹이는데, 이 우유에는 설탕, 비타민, 미네랄이 들어있지. 그런데 쇠약해진 몸에는 설탕이 오히려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고, 또 우유는 물에 들어 있는 박테리아를 더 번식시킬 수도 있단다. 그래서 잘못된 진단과 약해진 몸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영양공급은 아주 위험하지.

p58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에서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라고 썼다. 시장의 완전한 자유는 억압과 착취와 죽음을 의미한다. 법칙은 사회정의를 보장한다. 세계시장은 규범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민중의 집단적인 의지를 통해 마련되어야 한다.

p168

 

오늘날 두 개의 발전모델 대립하고 있다. 하나는 워싱턴 합의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인권이다. ‘워싱턴 합의1970~1990년에 월스트리트의 은행가들과 미 재무부 및 국제 금융조직 사이에 맺어진 비공식적 신사협정이다. 이 합의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느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는 네 가지 원칙을 내용으로 한다. 바로 민영화, 규제철폐, 거시 경제 안정, 예산 감축이 그것이다. ‘합의는 자본시장의 완전한 자유화를 방해하는 모든 규범적, 국가적, 혹은 비국가적 장애물들을 제거하고자 한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에 이 네 가지 원칙은 알파이자 오메아기며, 모든 경제 행위의 법칙이자 예언자이다. 이 네 가지 원칙은 머니터리즘의 독트린이다.

p181

 

1930년대 세계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뉴딜 정책새로운 자유정책의 흐름으로 꼽힌다. 이때 이야기되는 새로운 자유 정책을 가끔 신자유주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오늘날 세계화 담론과 결부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앞에서 말하는 새로운 자유 정책은 정부가 나서서 경제문제를 챙기는 것이고, 뒤에서 말하는 신자유주의는 정부는 가급적 나서지 말고 민간 자본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자를 후자와 구별하기 위해 새로운 자유주의(New Liberalism)'라 부르고 후자를 요즘 부르는 용어 그대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고 부르면 좋을 듯 하다.

p188

 

오히려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는 명칭은 케인스의 수정주의에 대한 비판논리로 등장한 흐름에 붙여지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정부가 자본의 흐름에 개입하며 경제활동을 간섭하는 것이 경제적 효율을 떨어트린다는 부정적 시각에서 다시 제약 없는 자유를 주장하는 이론이 생겨났는데, 그 내용이 고전적 자유주의와 꼭같은 것은 아니고 더구나 케인즈주의와는 더욱 같지 않기 때문에 이론가들 스스로나 주위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J.바이너, H.D.사이몬스, F.A.하이에크, F.H.나이트, M.프리드먼, G.J.스티글러 등 이른바 시카고학파의 경제이론가들이 주도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하이에크나 프리드먼 같은 학자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들은 생산·가격·고용 등 경제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통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물가조절, 자원배분 등을 비롯한 대개의 경제 운영은 시장기능을 통해 수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정부의 개입보다는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중시하였다. (중략) 세계 국가들의 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이고, 모다 더 적극적으로 확산된 것은 1980년대부터이다. 70년대 초반에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경제정책에 신자유주의 요소를 도입하여 닉소노믹스(Nixonomics)'를 낳았지만 시도의 차원에 머물렀고, 그나마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에 휘말려 중도 사임하는 등으로 일관된 시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뒤 1979년 영국에서 집권한 대처 수상이 매우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여 대처리즘을 탄생시키고, 1980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한 레이건도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도입하여 레이거노믹스를 탄생시키면서 드디어 신자유주의가 스타처럼 국제사회의 인기 있는 담론과 정책으로 떠올랐다. 각종 규제를 풀어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주고 자본가의 판단에 따라 쉽게 구조조정을 가하며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하여 경기를 크게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것은 곧 신자유주의가 매우 유효하다는 심증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신자유주의가 각광을 받게 된 배경에는 1980년대에 세계 국가들이 겪은 석유파동, 스태그플레이션, 실업난 등 경제의 전반적 악조건이 작용하였다. (중략) 이렇게 세상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유행처럼 확산된 신자유주의는 그 주창자와순수한 이론가들마저 놀랄 만큼 국가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일종의 신화를 낳고 있다. 놀라운 마력을 지닌 어떤 주문처럼 그것을 외치고 표현하면 무엇이든 해결점이 나올 것 같은 환상을 자아내는 경향도 보인다. 그렇게 범람하는 흐름에는 시대적 상승 요인이 맞물린 또 다른 배경이 있다. 바로 세계화의 물결이 합세한 것이다. (중략) WTO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을 일정한 절차로 개방해 나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IMF, IBRD, OECD, ASEM, APEC, FTA 등도 WTO오 함께 세계화 기제를 구성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전후하여 세계화라는 용어와 개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런 세계화의 흐름에 이론적 무기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이다. 국가의 관리로 존재하는 모든 국경들을 허물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여 오직 시장기능만이 모든 경제활동과 삶을 밑받침하게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 것이다.

p190

 

신자유주의가 지니는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많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세 가지만 꼽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 활동의 제약을 최소화하여 자유롭게 시장 원리에 따라 이윤을 추구함으로써 투여한 자본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부의 창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둘째, 시장의 적자생존 원리에 따라 모든 경제주체가 긴장하며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함으로써 기능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한 눈 팔지 않고 자신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여 능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셋째, ‘욕망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성취욕을 자극하여 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적 본능이나 이기심을 자극하여 더 많이 이루고자 하는 에너지를 생성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단점도 매우 많다. 세 가지 정도만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의 전제가 잘못되어 그 개념고 현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모든 간섭을 없애고 자유를 줄테니 알아서 마음껏 하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른데 알아서 하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다. 둘째, 지나친 경쟁주의로 치달으며 약육강식의 냉혹한 질서가 자리잡아서 다수의 약자들이 소외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시장으로 내몰며 자유롭게 벌어먹으라고 하므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 경쟁의 조건이 처음부터 불공평하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셋재, 자본의 욕망이 끝없이 확대되어 불필요한 영역들까지 시장으로 편입시킴으로써 인간의 모든 삶에서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P194









반응형

씨선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만학도

    이미지 맵

    Book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