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심리학 입문_캘빈 홀, 버논 노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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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칼 융의 이론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너무 쉽게 정리해서 오히려 이론의 정합성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하다. 따라서 좀 더 융의 이론을 알고싶다면 그의 저작물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렵게 쓰여있지 않으니 바로 저작물을 읽어도 괜찮아 보인다.


목차


2장. 인격의 구조

1. 정신

2. 의식

A. 자아

3. 개인 무의식

A. 콤플렉스

4. 집단 무의식

A. 원형

1)페르소나

2)아니마와 아니무스

3)그림자

4)자기

5. 인격 구조들의 상호작용


3장. 인격의 역동성

1. 정신: 상대적폐쇄계

2. 정신 에너지

3. 정신 가치

A. 직접 관찰과 연역

B. 콤플렉스 지표

C. 정서적 반응

D. 직관

4. 평형의 원리

5. 엔트로피 원리

6. 전진과 퇴행

7. 에너지 통로


4장. 인격의 발달

1. 개성화

2. 초월과 통합

A. 부모의 역할

B. 교육의 영향

C. 그 밖의 영향

3. 퇴행

4. 인생의 여러 단계

A. 아동기

B. 청년기 및 성인기 초기

C. 중년기

D. 노년기


5장. 심리학적 유형

1. 태도

2. 기능

3. 태도와 기능의 결합

4. 개인 유형

A. 외향적 사고 유형

B. 내향적 사고 유형

C. 외향적 감정 유형

D. 내향적 감정 유형

E. 외향적 감각 유형

F. 내향적 감각 유형

G. 외향적 직관 유형

H. 내향적 직관 유형

5. 실제적 고찰


6장. 상징과 꿈

1. 확충

2. 상징

3. 꿈

A. 연속되는 꿈



1. 인격의 구조


인격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구성 요소는 무엇이며,그 구성 요소들은 상호간에 그리고 외부 세계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인격을 활성화하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이며 그 에너지들은 여러 구성 요소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되는가?

각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격은 어떻게 발생되고 변화하는가이 세 가지 의문은 각각 구조’, ‘역동성’, ‘발달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49


1. 인격의 구조-정신


인간은 전체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하나의 전체로 태어나며따라서 이미 전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일생을 통해 해야 할 일은 이 타고난 전체성을 가능한 한 최고도로 분화시키고,

일관성과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발전시키는 것이며,

그것이 제각각 흩어져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갈등 구조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융은 말하고 있다.

해리된 인격은 왜곡된 인격이다.

정신분석가로서 융이 하는 일은 환자가 잃어버린 전체성을 되찾고 정신을 강화하도록 도와

장래의 분열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융에게 있어 정신분석의 궁극적 목표는 종합 심리요법이다.

p.51


1. 인격의 구조-의식 


융은 개성화라는 용어는 한 사람이 심리적인 개인(individual)’,

즉 더는 분할이 불가능한 개별체 혹은 전체가 되는 과정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개성화의 목표는 가능한 한 자신 혹은 자기의식에 대해 완벽하게 아는 것이다.

현대적인 용어로는 그것을 의식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53


1. 인격의 구조-의식-자아


자아는 인격의 동일성과 지속성을 규정한다.

자아는 정신 재료들을 취사선택함으로써 개인 인격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든다.

오늘의 자기가 어제의 자기와 동일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아 덕분이다.

이런 의미에서 개성화와 자아는 독특하면서도 늘 지속되는 인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인간은 자아가 유입된 경험을 의식하도록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개성화를 달성할 수 있다.

p.54


1. 인격의 구조-개인 무의식-콤플렉스


융은 무의식 속에 연합된 감정사고기억의 그룹(콤플렉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따라서 이 콤플렉스와 관련이 있는 다른 단어에도 반응이 길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략)

어떤 사람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그의 마음이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어서 다른 것은 거의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적 어법으로 말하면 빠져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강한 콤플렉스는 자신은 잘 알아차리지 못해도 남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p.57

 

1. 인격의 구조-집단 무의식


정신은 그 신체적인 대응물인 뇌를 통해서 여러 가지 유전적 특성을 이어받는데,

이러한 특성이 생활 경험에 대한 당사자의 반응방법뿐 아니라 그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 인지까지도 결정한다.

즉 인간의 정신은 그 전개 양상이 미리 형성되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개인은 자신의 어렸을 때뿐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인류의 태고 및 유기체의 진화가 시작된 더 먼 과거와도 연결되어 있다.

p.62


1. 인격의 구조-집단 무의식-원형


인생의 전형적인 장면들만큼이나 많은 원형들이 있다.

이러한 경험들의 무한한 반복은 우리의 정신적인 소인 속에 그것들을 새겨놓는다.

그것은 내용이 있는 이미지의 형태가 아니며, ‘내용이 없는 형태로서만 존재하다가

특정 유형의 지각과 행동 가능성을 나타낼 뿐이다.

p.66


원형은 보편적이다즉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기본적 원형의 이미지들을 물려받는다.

전 세계 모든 유아에게는 어머니의 원형이 유전된다.

이 미리 형성되어 있는 어머니의 이미지는 현실의 어머니의 모습과 행동 및 아기가 어머니와 관계를 맺고

어머니를 경험하는 데 따라 명확한 이미지로 변화한다.

그러나 곧 어머니 원형을 표현하는 데 개인 간에 차이가 생긴다.

어머니와의 경험이나 어린이의 양육법이 가족에 따라서아니 같은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융은 종족 분화가 일어나면 각 종족의 집단 무의식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p.67

 

원형은 중심 또는 핵심으로 작용하면서자석처럼 그것과 관계있는 여러 경험을 끌어모아 콤플렉스를 형성한다.

경험이 덧붙여져 충분한 힘이 생기면콤플렉스는 의식으로 침투할 수 있다.

원형이 의식과 행동에서 표현될 수 있는 경우는 원형이 잘 발달된 콤플렉스의 중심에 있게 될 때뿐이다.

p.68

 

1. 인격의 구조-집단 무의식-페르소나


인격에 있어서 페르소나의 역할은 유익한 만큼 유해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맡고 있는 역할에 너무 빠져들어

그의 자아가 그 역할에만 동일화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 인격의 다른 측면은 밀려날 것이다.

p.71

 

1. 인격의 구조-집단 무의식-그림자


자아와 그림자가 서로 사이좋게 조화를 이루면 인간은 삶의 충만함과 활기를 느낀다.

자아는 본능에서 비롯되는 모든 힘을 방해하지 않고 통과시킨다.

의식은 확대되고 정신 활동이 생기발랄해진다정신 활동만이 아니다신체적으로도 생동감과 활기가 넘친다.

따라서 창조적 인간이 동물적인 정신으로 충만해 있는 듯이 보이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때문에 속인들은 그를 괴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천재성과 광기가 서로 통한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대단히 창조적인 인간의 그림자는 때때로 자아를 압도하기 때문에 그는 일시적으로 제정신이 아닌 듯이 보일 수 있다.

그림자 속에 존재하는 나쁜’ 또는 부당한’ 요소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자.

나쁜 요소를 의식에서 배제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쁜 요소는 단지 무의식 속으로 움츠러든 것뿐이며,

의식적 자아 속에서 모든 것이 잘되어가는 한 무의식에 그대로 잠재되어 있다.

그러나 개인이 삶의 위기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그림자는 그 기회를 이용해 자아에 힘을 미치려고 한다.

강박적인 알콜 중독자가 음주 습관을 극복한 예를 생각해보자.

알콜 중독에서 벗어났을 때 그를 알콜 중독자로 만들었던 이유는

무의식 속으로 쫓겨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언젠가 그대로 다시 발현될 기회를 노린다.

그 기회란 감당할 수 없이 불행해지거나상처를 받거나혹은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되면 그림자는 약해진 자아에게서 거의 저항을 받지 않고 뛰쳐나오고그는 다시 알콜 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림자의 집요함은 나쁜 일에도 좋은 일에도 똑같이 효과를 발휘한다.

p.79

 

2. 인격의 역동성-엔트로피 원리


정신 내부의 갈등과 인간 관계의 갈등을 비교하는 것이 단순한 유추만은 아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융이 지적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혹은 동물이나 사물)과의 갈등은 흔히 우리 자신의 인격 내부에서 일어난 갈등의 투사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싸우고 있는 남편은 자기 자신의 아니마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어떤 일을 죄악이라고 보거나 부도덕하다고 보고 맹렬히또는 광신적으로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p.114


정상적인 사람들은 마음을 교란시키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그들은 마음의 문을 닫음으로써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뒤흔드는 일에는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때때로 뿌리깊은 편견을 갖고 있다.

고정된 정신 상태로 있는 것이 마음 편하기 때문에 보수적이며변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경험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음으로써 완전한 엔트로피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그와 같은 상태는 폐쇄계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

흔히 청춘의 폭풍이니 노년의 평온이니 하고 말한다.

청년이 열광하는 것은 외계 및 신체적인 원천에서 비롯된 에너지가 대량으로 정신에 흘러들어오기 때문이다.

p.115

 

강한 콤플렉스는 새로운 경험의 대부분을 끌어들인다.

인격 내부의 이와 같은 독재가 일시적으로는 안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엔트로피 작용 원리에 의해 지배적 콤플렉스가 뒤집힐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강한 체계에서 에너지가 갑자기 유출되면 댐이 터지는 것처럼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p.117

 

2. 인격의 역동성-전진과 퇴행


리비도를 본래대로 전진시키기 위해서는 두 개의 대립되는 기능(ex. 감정과 사고)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

감정과 사고는 상호작용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태에 이르러야만 하며,

이렇게 해서 정신 기능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신 에너지는 움직일 수 없게 되고두 대립물은 동등해질 수 없다.

p.119

 

융은 퇴행이 유익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종족적 지혜를 포함하고 있는 원형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이 종족적 지혜는 종종 인간이 현재의 생활에서 직면하고 있는 긴박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영웅의 원형에서 인간은 절망적인 위기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융이 때때로 은둔 또는 칩거의 시기를 가지라고 권유하는 것은 여러 가지 삶의 문제에서 도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무의식의 저장소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내라는 뜻이다.

p.121

 

3. 인격의 발달-개성화


현대 세계는 그림자의 원형이 개성화되기 위한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어린이가 동물적인 본능을 표출하면 대체로 부모에게 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벌을 받았다고 해서 그림자의 원형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도 그것을 소멸시킬 수 없으며단지 억압될 뿐이다.

그림자는 인격의 무의식 영역에 되돌아가 원시적인 미분화 상태로 머물게 된다.

그러다 그것이 억압의 장벽을 돌파하면 그림자는 흉측한 병으로 모습을 나타낸다.

근대전에서 나타난 야만적인 가학성과 포르노 작품의 노골적인 음란성은 미분화된 그림자가 작용한 좋은 예다.

p.134


3. 인격의 발달-부모의 역할 


융은 어린이의 인격에 부모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상당히 새로운 의견을 내놓는다.

우선 어린아이는 태어나서 얼마 동안은 별개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정신은 부모의 정신의 반영물이다.

그러므로 어린이의 정신은 부모의 정신적 혼란도 반영한다.

p.140

 

3. 인격의 발달-교육의 영향


교사가 배워야 할 과목에 심리학을 포함시켜야 하며,

나아가 교사가 되려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의 인격을 알게 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중요한 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렇지 않으면 교사가 교단에 섰을 때 자기 자신의 콤플렉스와 문제를 학생들에게 투사하게 될 것이다.

p.141

 

4. 심리학적 유형-기능


융은 네 가지 기능을 간명하게 정의했다.

이 네 가지 기능(사고감정감각직관)은 의식이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감각은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사고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며,

감정은 그것이 유쾌한지 불쾌한지를 알려주고, ‘직관은 그것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준다.”

p.162

 

5. 상징과 꿈-상징


완전히 미지의 것이고 형성 과정에 있는 데 불과한 것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집단 무의식에 묻혀 있는 원형이다.

상징이란 무엇보다 원형을 표현하려는 시도지만그 결과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중략)

상징은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면을 지니고 있다.

본능이 인도하는 과거 지향적인 측면과,

초월적인 인격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도하는 미래 지향적인 측면이다.

동전의 어떤 면을 사용해도 상징을 분석할 수는 있다.

과거 지향적인 분석은 상징의 본능적 기반을 나타내고,

미래 지향적인 분석은 성취재탄생조화순수기호에 관한 인간의 열망을 나타낸다.

전자는 원인론적이고 변환적인 분석이며후자는 목적론적이고 결과론적인 분석이다.

완전한 설명을 위해서는 양자 모두 필요하다.

융은상징이 단순히 본능적인 충동과 욕구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견해로 인해

상징의 미래 지향적인 측면이 무시되어왔다고 생각했다.

p.190


5. 상징과 꿈-꿈 


간혹 자신의 생활과 너무나 동떨어지고너무나 불가사의 하고’(강렬하고 감동적인 체험에 대해 융이 자주 썼던 말),

너무나 기이하고 섬뜩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꾸었다고 볼 수 없는 꿈이 있다.

그것은 딴 세계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데정말 그러하다.

딴 세계란 숨겨져 있던 무의식의 세계다.

먼 옛날 그리고 오늘날에도 어떤 민족들 사이에서는 그런 꿈을 신 또는 조상들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p.193


5. 상징과 꿈-꿈 


융은 상징이 억압된 욕구의 위장된 표현이라는 프로이트의 기본적인 견해에 반대했다.

융에 따르면꿈의 상징은 물론이고 다른 어떠한 상징들도 아니마페르소나그림자그 밖의 여러 원형을

개성화하고 통합하여 균형 잡히고 조화된 전체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한다.

실제로 꿈은 과거에 깊이 파고들어 낡은 기억이 되살아나게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꿈(적어도 그 일부)이 인격 발달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투사라는 것이다.

꿈은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도 가리킨다.

꿈은 해독해야 할 메시지이며따라야 할 길잡이다.

미래 지향적 기능이란 미래의 의식적 성과에 대한 예지이며예비적인 연습 또는 초안미리 대충 정한 계획과 같은 것이다.

꿈의 상징적인 내용은 때때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대강이라도 보여준다.”

그러나 융은 이 타입에 속하는 꿈은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꿈을 미래 지향적인 꿈으로 보지 말라고 경고한다.

p,195

 

6. 융이 남긴 비평


우리의 모든 문화적인 성취는 무엇을 가져왔는가?

그 두려운 대답이 우리의 눈앞에 있다.

인간은 공포에서 해방되지 못했고소름끼치는 악몽이 세계를 덮고 있다.

지금까지 이성은 비참하게 패배해왔고누구나 피하고 싶어하던 바로 그것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인간은 유용한 도구들을 고안하여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의 구멍을 뚫어놓았다.

앞으로 인간은 어떻게 될까어디서 멈출 수 있을까?

지난번 세계대전 후에 우리는 이성에 희망을 걸어왔다.

지금도 희망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핵분열의 가능성에 매혹되어 황금 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이것은 혐오스러운 황폐가 끝없이 확대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누가 혹은 무엇이 원인인가?

그것은 바로 악의 없고독창적이며발명의 재능이 풍부하고품위 있어 보이는 이성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은 불행하게도 자신이 악마에게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절망적일 만큼 알지 못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이런 인간은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전적으로 회피하고 있으며,

우리도 미친 듯이 그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하늘이 우리를 심리학(자기 인식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 악덕)으로부터 지켜줄런지!

차라리 전쟁이라도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전쟁이라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항상 누군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운다.

전세계 사람들이 두려워 떨며 도망치는 바로 그 일을 행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p.213


우리에 대한 공부

   우리가 공부하는 학문들은 대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것들이다. 우리는 객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외향적인 사람들인가보다. 혹은 주체에 관심이 많았던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본주의로부터 양상된 경쟁에서 버티지 못해 소멸했나보다. 객체에 관심이 많던 인간들은 사회를 복잡하게 발전시켰고, 우리는 여러 문제들을 병적으로 앓게 되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인간을 이해할 시간을 무시했고 자기와 타인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것이 아닐까? 사람에 대한 고민은 세상을 또 다른 차원으로 인도해줄 것이다. "우리의 모든 문화적인 성취는 무엇을 가져왔는가?" 라는 융의 말로부터 우리는 좌절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시했던 것에 시선을 다시 두어야 할 시기임을 깨달아야 한다.

   융의 이론에서 '집단무의식'과 '엔트로피'에 대해 복잡한 개념이고,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차단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그의 시도로부터 공감하는 것에 동의하고,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시각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융의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에 우리만이 내릴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를 세상의 주인으로 끌고 갈 것이다.

   학우들과 토론을 하면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감각과 직관에 대한 시각이다. 우리는 이성을 신봉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성이란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성의 파생 활동인 사고와 감정은 우리의 신뢰를 두둑히 받고 있다. 그러나 감각과 직관은 어떠한가? 야만적인 기능으로써 우리에게 경시된다. 우리는 이를 다시금 바라봐야 한다. 나는 융이 제시한 4가지 기능에서 결핍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고민해보았다. 사고의 결여는 문명의 이기를 누리기 어려울 것. 감정의 결여는 타인에 공감하기 어려워 사회에 자연스레 적응하기 힘들 것. 감각의 결여는 세상의 다채로움을 느끼기 어려울 것. 직관의 결여는 재빠른 본능적 흐름을 망각할 것. 우리는 감각과 직관을 결여시킨다. 우리의 유아기에서의 행동은 감각과 직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장하면서 우리는 사고와 감정을 강요받게 된다. 감각과 직관은 우리의 삶을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또한 이것들은 성인이 되고나면 키우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한다.(지극히 개인적인 망상) 세상을 풍부하게 살 수 있도록 어린아이에게 조기교육을 강요하는 폭력은 기피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의 10대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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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선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만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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